가계부는 상황을 정확하게 기록할 수 있어야 합니다. 월급이 얼마 들어왔고, 어디에 썼고 이런건 어떤 가계부든 기록이 가능합니다.
하지만 살다보면 이걸 어떻게 기록하지, 애매한 상황이 생깁니다. 그 대표적인 상황이 "내가 먼저 결제할테니, 나중에 돈 보내줘."입니다.
(= 1/N, n빵, 카드깡, 선결제 후 각출 등 표현은 개인별로 다를 수 있습니다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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가계부는 현금의 이동 방향을 기록해야 합니다.
상황
A와 밥을 먹고 4만원을 내가 결제했습니다. A에게 2만원을 카카오페이로 돌려받았습니다.
단식부기 기록 예시
4 만원을 지출하고, 2만원을 수입으로 기록하는 방법입니다.
(비용) : 식비 4만원
(수익) : 카카오페이 2만원
이럴 경우 어떤 왜곡이 생길까요?
1. 나는 A의 2만원을 미리 내줬을 뿐, 내 식비 지출(비용)은 2만원이다. (내가 밥먹는데 쓴 돈은 2만원이다!)
2. A에게 돌려받은 돈 2만원은 잠시 빌려줬던 돈인데, 수익으로 잡힌다. (2만원은 내 '수익'이 아니다!)
후잉을 이용하면 어떻게 기록할 수 있을까요?
1. 식사 4만원으로 현대카드로 결제함. (식사 +4만원 / 부채 +4만원)
2. A가 카카오페이로 2만원을 돌려줌. (식사 -2만원 / 카카오페이 -(-2만원))
아래 캡쳐화면을 보며 알아보겠습니다.
1. 식사 4만원으로 현대카드로 결제함. (식사 +4만원 / 부채 +4만원)
4만원을 결제한 순간, 내 현대카드 승인기록은 4만원이 잡힙니다 이 4만원은 그 뒤 현금흐름과 상관없이 내가 카드사에 납부해야 하는 부채입니다.
2. A가 카카오페이로 2만원을 돌려줌. (식사 -2만원 / 카카오페이 -(-2만원))
A에게 카카오페이로 2만원을 돌려받았으니 '식사'항목에선 2만원이 빠지고, 카카오페이 자산에 2만원이 추가돼야 합니다. 차변(+)인 '왼쪽'에선 식사에서 쓴 돈을 4만원에서 2만원으로 감소시켜야야 합니다. 대변(-)인 '오른쪽'에선 A가 카카오페이로 돈을 보냈으므로, (-2만원)을 (-)처리하여, 결과적으로 (+)를 기록해야 합니다. 이 부분이 좀 헷갈릴 수 있습니다.
대변은 자산의 감소분을 기록하는 칸인데, 여기에 자산의 증가분을 기록해야 하는 상황입니다. 그래서 (-2만원)만큼 감소시켜서 결과적으로 카카오페이의 잔액을 (+)되도록 처리할 수 있습니다. 단, 현대카드 부채금액은 그대로 4만원이어야 합니다. (내가 친구한테 돈을 돌려받았다고, 카드사에 납부해야 할 돈이 달라지진 않기 때문입니다.)
3. 결과적으로 다음과 같이 기록됩니다.
(1) 나는 식사에 2만원을 사용했고, (4만원이 아닙니다.)
(2) 카드 부채는 4만원 생겼으며,
(3) 카카오페이에 2만원이 늘었다는 상황을 아래와 같은 두 줄로 기록할 수 있습니다.
신용카드는 실제 잔액이 아직 출금되지 않았기에 총 잔액(1천만원)에서 감소되지 않았고, 그 상태에서 카카오페이 2만원을 받았기에 총 자산은 1,002만원으로 남아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.
이 외에도
4만원을 먼저 결제한 후, A에게 돌려받을 2만원을 자산으로 기록하고(빌려준 돈), 돈을 돌려 받았을 때 빌려준 돈의 금액을 카카오페이로 옮긴 형태로 처리하는 것도 가능합니다. 다만, 위의 방법과 비교하면 3줄로 기록해야 해서 한 번의 기록이 더 필요하죠. (더 번거로움)
즉, 상황을 기록할 때 현금과 자산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느냐를 중심으로 기록되기만 하면, 정해진 정답 없이 내가 납득되는 방향으로 자유롭게 기록할 수 있습니다. 돈의 흐름을 스스로 지휘하고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.
돈은 불려가는 것이 아니라, 관리하는 것.
수기로 기록하는 가계부는 귀찮습니다. 하지만 쓰는 사람의 고민과 판단을 함께 담을 수 있습니다. 이 과정을 통해 '현금흐름'이라는 개념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고, 부채와 자산의 상호작용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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